
달빛은 잠이 들고 차가운 냉기에 흔들리는 별빛 가득한 어두운 겨울 밤, 외딴 시골 마을 어귀에 서 있는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헐벗은 당산나무.
이번 사진전의 소재인 겨울 나무 입니다.
겨울 나무는 쓸쓸하고 처량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겨울 나무는 우리에게 나무의 '실체적 본질'을 알려 줍니다.
사전적 의미에서 '본질(本質)'이란 사물의 본디의 성질이나 모습, 사물의 현상 배후에 있는 항상적(恒常的)인 본체를 뜻합니다.
이제 갓 50 중반의 삶을 살아 가면서 '본질'이라는 심오한 의미를 다 헤아릴 수 없지만, 제가 겨울 나무에서 느낀 것은 초록이나 울긋불긋한 화려한 색상으로 뒤덮히지 않은 순수한 나무의 '실체적 본질'이라는 것입니다.
잎이 무성하게 있을 때에는 그저 큰 나무라고 생각을 하지만, 실제 나무가 어떤 모습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낙엽귀근(落葉歸根)의 시기가 지나고 나서야 나무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는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욕망의 도구들로 무장한 사람의 실체를 알 수 없습니다.
그와 무수히 많은 시간 동안 경험하고 대화하면서 그를 알 수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善)'을 내면의 중심 가치로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물질 만능주의가 팽배한 시기에는 그러한 '선(善)'의 중심 가치를 지키기가 힘들고, '선(善)'의 가치를 자기 중심적으로 해석하며, '선(善)'을 행동으로 내 보이기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겨울 나무는 우리에게 외적인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순수함과 본질을 상기 시켜주며, 이를 통해 우리는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고 진정한 자아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