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상이 아닌 실체로…
나무는 한 자리에 서서 수십년 이상 몇백년 까지 세상 풍파를 겪으며 굿굿이 서 있습니다.시간이 흐름에 따라 가지가 뻗어 나가고 잎이 나고 지면서 점점 커다랗게 변화를 합니다.사람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유아기 시절 기어 다니던 애기가 성장하면서 외형도 바뀌고, 생각도 바뀌면서 인간이라는 형상을 만들어 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나무가 그렇듯 사람도 저마다 모습과 생각들이 다릅니다. 하지만 내면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가장 중심적인 가치사상인 선(善)은 변함이 없다고 봅니다. 다만 성장의 시간속에서 환경과 누적된 경험으로 인하여 행(行)의 기준이 달라질 뿐이겠죠.지금 여러분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제가 겨울 나무 사진을 찍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양한 모습의 나무가 말해주는 이야기, ‘허상을 버리고 실체적 진실을 바라보라.
사진 작가 이 병순
나무, 입는 존재로
옷은 몸을 감싸는 사물이 아니라, 입는 이를 다른 무엇으로 옮겨놓는 장치다. 이번 전시에서 나무를 입는다는 것은 그 옮겨감의실험이다. 밤하늘을 두른 옷감 위로 뿌리와 가지가 동시에 뻗어 있다 — 위와 아래가 나뉘지 않고 하나의 형태가 스스로를거울처럼 되비춘다. 이는 生生之謂易, 끊임없는 생성이 곧 변화의 본질이라는 오래된 命題를 몸의 스케일로 옮긴 것이다.나무의 가지 뻗음은 반복되는 하나의 규칙이 스스로를 복제하며 만들어내는 프랙탈적 구조를 지닌다. 이 옷들은 그 구조를은유가 아니라 패턴으로, 도안이 아니라 옷의 실루엣 자체로 구현하고자 했다. 입는 이가 옷자락을 펼칠 때, 그는 나무를 걸친 것이 아니라 나무가 되는 것에 가까워진다 — 이것이 내가 오래 붙들어 온 ‘되기’의 개념이다.작업은 멈춰 있는 형상이 아니라, 나무가 스스로를 반복하며 자라나는 그 운동을 몸 위에 정지시킨 한 장면이다.
섬유 조형 작가 박 은정
























